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책 먹는 이상한 도서관

하늘을 보는 문학 - 천문학자는 별을 보지 않는다

by 이상한 도서관의 사서 2024. 11. 5.

 

제목 : 천문학자는 별을 보지 않는다

저자 : 심채경

독서 시작일 : 2024년 10월 30일 수요일

독서 마감일 : 2024년 11월 1일 금요일

 


보이저는 창백한 푸른 점을 잠시 응시한 뒤, 다시 원래대로 기수를 돌렸다.
더 멀리, 통신도 닿지 않고 누구의 지령도 받지 않는 곳으로.
보이저는 수명이 다하는 날까지 전진할 것이다.
지구에서부터 가지고 간 연료는 바닥났다.
태양의 중력은 점차 가벼워지고, 그 빛조차도 너무 희미하다.
그래도 멈추지 않는다.
춥고 어둡고 광활한 우주로 묵묵히 나아간다.
그렇게 우리는 각자의 우주를 만들어간다.
그렇게 어른이 된다.

천문학자는 별을 보지 않는다 中 p.156

 

 천문학에 대해 배워보자는 생각으로 고른 책이었으나 실제로는 과학 이론과는 다른 에세이 형식의 책이었다.

 천문학이 아니라 '심채경'이라는 천문학자에 대해서 더 알아볼 수 있는 책이었다.

 

 흔히 천문학자라고 하면 하늘을 바라보며 별을 관측하고, 이곳저곳 별자리를 이어갈 것 같지만 책에서 말하는 천문학자는 달랐다.

 천문학자의 대부분은 별을 관측하며 얻은 데이터를 연구하는 자들이었다.

 어떤 의미가 가득 담긴 알 수 없는 데이터를 통해서 관측한 행성을 분석하고, 연구하여 새로운 정보를 만들어가는 것이 천문학자의 일이었다.

 이 책을 읽어보지 않았다면 전혀 몰랐을 이야기다.

 

 천문학자에 대해서 알아보고 싶다면 읽어보면 좋은 책이라고 생각한다.

 실제로 천문학자에 대해서 알려주는 사람은 많지 않다.

 박사라고 하면 그저 대학교에서 강의를 하는 교수님을 떠올리는 게 우선이기 때문에 더욱 그럴 것이다.

 하지만 이 책을 읽으면 천문학자에 대해서 조금 더 자세하게, 박사라는 사람들에 대해서 조금 더 알 수 있다.

 


대학이 학문하는 곳이었으면 좋겠다.
공부하는 걸 조금 더 깊이 해보고 싶은 사람, 배움의 기쁨과 앎의 괴로움을 젊음의 한 조각과 기꺼이 맞바꿀 의향이 있는 사람만이 대학에서 그런 시간을 보내며 시간과 비용을 치러야 한다.

천문학자는 별을 보지 않는다 中 p.56

 

 이 문구만 보더라도 이 책이 천문학과는 동 떨어졌다는 걸 알 수 있다.

 그렇기에 더 재미있게, 가볍게 읽을 수 있었다.

 책에는 천문학과 관련된 이야기도 있고, 천문학에 나오는 내용들을 생활과 밀접하게 풀어낸 것도 있다.

 어떤 곳에서는 강한 자기주장과 어떤 부분에서는 너그러운 관대함도 있다.

 

 천문학에 관심이 있으면서 가볍게 관련 주제를 알아보고 싶은 사람에게 어울리는 책이다.

 어쩌면 이 책을 통해서 천문학에 큰 관심을 가지게 될지도 모르고, 그저 한 번 지나치는 가벼운 에세이가 될 수도 있다고 생각한다.